경기는 이렇게 흘러갔다
한 바퀴 22.8km에 코너가 170개가 넘는 노르트슐라이페를 22바퀴, 총 501km를 도는 레이스였다. 46세의 판지오는 마세라티 250F로 폴을 잡았고, 연료를 절반만 채우고 부드러운 타이어로 출발해 중간에 한 번 정차하는 전략을 택했다. 계획대로 12랩까지 약 28초를 벌어놓고 피트에 들어갔지만, 휠 너트 하나가 차 밑으로 굴러 들어가면서 정차 시간이 1분 가까이로 늘어났다. 그가 다시 트랙에 나왔을 때 호손과 콜린스의 페라리는 50초 가까이 앞서 있었다. 남은 열 바퀴 동안 판지오는 랩 레코드를 거듭 갈아치웠다. 최종적으로 기록한 9분 17초 4는 자신의 폴 기록보다 8초 이상 빠른 시간이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코너에서 두 바퀴를 풀밭에 걸친 채 통과했다. 마지막 두 바퀴에 걸쳐 콜린스를 먼저, 이어 호손을 제쳤고 3.6초 차로 우승했다. 이 승리로 다섯 번째 타이틀이 확정되었으며, 통산 24승째이자 그의 마지막 그랑프리 우승이었다. 그는 훗날 다시는 그렇게 달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왜 지금도 회자되나
드라이버 한 명의 기량이 장비의 격차를 되돌릴 수 있다는 가장 유명한 증거로 남아 있다. 판지오의 다섯 번째 타이틀은 46년 동안 깨지지 않았고, 이 레이스는 지금도 F1 역대 최고의 단일 드라이브를 꼽을 때 첫 번째로 언급된다. 동시에 이 승리는 프론트 엔진 순혈 레이서 시대의 마지막 상징이기도 했다. 반년 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미드십 쿠퍼가 그 시대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