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이렇게 흘러갔다
르노는 홈 레이스에서 터보차저를 단 RS10 두 대로 프런트로를 독점했다. 해발 고도가 있는 디종은 과급 엔진에 유리했고, 자부이유는 출발부터 앞서 나가 14초가 넘는 차이로 우승했다. 실버스톤에서 '노란 찻주전자'라는 조롱을 들은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터보 엔진이 거둔 F1 최초의 그랑프리 우승이었다. 그러나 이 레이스가 기억되는 이유는 그 뒤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다. 초반 선두를 달리던 빌뇌브의 페라리 312T4는 타이어가 무너지며 아르누에게 따라잡혔고, 마지막 세 바퀴 동안 두 사람은 한 대만 들어갈 수 있는 코너에 나란히 진입하며 서로 바퀴를 부딪쳤다. 두 차 모두 몇 차례 트랙 밖으로 밀려났고 순위는 한 바퀴에 두세 번씩 바뀌었다. 빌뇌브가 마지막 코너를 앞두고 앞자리를 되찾아 0.24초 차로 2위를 지켰다. 레이스 후 두 사람 중 누구도 항의하지 않았고 스튜어드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둘은 웃으며 서로를 껴안았다.
왜 지금도 회자되나
이날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났다. 터보 시대의 문이 열렸고, 이후 1980년대 내내 모든 우승 차량이 과급 엔진을 달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바퀴의 싸움은 지금까지도 F1 역사상 최고의 배틀로 인용되며, 접촉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레이스크래프트의 기준선을 제시했다. 오늘날의 트랙 리미트와 페널티 체계는 그때보다 훨씬 엄격해, 이런 배틀은 다시 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