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5-01일자
프라이드 그랑프리 2000 결승전대회
TKO (코너 기권), 6라운드 종료 후 · 총 90분스코어
도쿄돔, 도쿄장소
경기는 이렇게 흘러갔다
그레이시 측 요구로 이 경기에는 특별 규정이 적용됐다. 라운드 수 제한이 없는 15분 라운드, 판정 없음, 승부는 오직 피니시나 코너 기권으로만 결정된다는 조건이었다. 결과는 90분에 이르는 소모전이었다. 프로레슬링 출신의 사쿠라바 가즈시는 그레이시의 가드에 들어가 싸우기를 거부하고, 대신 바깥에 서서 허벅지를 향한 로우킥을 끝없이 쌓았다. 4라운드에 접어들자 호이스 그레이시의 왼쪽 다리는 눈에 띄게 무너져 있었고, 사쿠라바는 카트휠 패스와 관중을 향한 제스처를 섞어가며 페이스를 지배했다. 6라운드가 끝난 뒤 그레이시의 코너가 수건을 던졌다. 도쿄돔을 채운 약 3만 8천 명 앞에서 그레이시 가문의 무패 신화가 처음으로 명확하게 무너진 순간이었다. 사쿠라바는 이날 준결승에서 이고르 보브찬친과 다시 15분을 싸운 뒤 자신의 코너에 의해 경기가 중단됐다. 그는 이미 호일러 그레이시를 꺾었고 이후 헨조와 하이언 그레이시까지 제압하며 '그레이시 헌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왜 지금도 회자되나
일본 MMA가 미국 MMA를 능가하던 시기의 상징적 경기다. 그레이시 유술의 절대성이 깨졌고, 유술을 무력화하는 방법 — 가드에 들어가지 않고 다리를 공략하는 것 — 이 공개적으로 제시됐다. 90분이라는 길이 자체가 이후 라운드제와 판정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했다.